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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럿 코미디 영화에 숨겨진 진짜 의미 (조정석 한선화)



파일럿 영화를 보고 왔습니다
조정석 한선화 배우님의 연기 호흡과 디테일함에 감탄을 했고
기대하지 않고 보았는데 너무 재밌어서 만족하며 영화관을 나왔습니다

 


따라서 오늘은 파일럿 영화의 키워드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합니다
바로 여장 남자와 페미니즘입니다
페미니즘에 대해서는 깊이 들어가지는 않을 거고 영화에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만 이야기해보겠습니다

 

 

※ 유튜브 영상으로도 내용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여러분, 생각해보세요.

왜 영화에서 여장을 한 남자 캐릭터들이 이렇게 많이 나올까요?


"투씨" 그리고 한국에서는 "왕의 남자" 같은 영화까지! 왜 그럴까요?

 



그 이유는 바로 이 영화들이 우리에게 아주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왜 남자가 화장을 하고 치마를 입으면 그렇게 웃긴가?"
"왜 여자가 쌩얼로 바지를 입으면 아무도 신경 안 쓰는가?"

시몬 드 보부아르 (Simone de Beauvoir) 가 말합니다
"여자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여러분, 주디스 버틀러라는 철학자를 아세요? 그분이 뭐라고 하셨냐


젠더는 우리가 그냥 "하는" 거라고 했습니다
뭐? 젠더를 "한다고?"

맞아요, 여러분! 우리가 아침에 일어나서 옷 입고, 화장하고, 머리 빗는 것처럼 젠더도 매일매일 "하는" 거라고요.
버틀러를 유명하게 만든 이 철학의 핵심 개념은
'젠더는 어떤 사람이 행하는 바에 따라 결정된다'는 수행성(Performativity)을 강조한 것입니다


영화 초반 내용을 짧게 요약하면
여직원 외모평가하는 직장 상사의 편을 들었다가 직장에서 해고된 스타 파일럿 한정우는
블랙리스트에 오르고 이 사건으로 인해 항공업계에서는 여성할당제를 하며
남자들은 취업하기가 어려워졌습니다
가진 모든 것을 잃고 대출금 독촉을 받기 시작하며
한정우는 제정신이 아닌지 미쳐야 미친다는 유튜브 영상을 보고 
백수가 될 바에 저스트 두잇 여자를 하기로 마음 먹습니다

 


남자가 치마를 입고 립스틱을 바르면 미친걸까요?
주디스 버틀러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냥 그날의 "젠더 퍼포먼스"일 뿐이라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말도 맞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이력서를 낸 위장취업은 범죄입니다 따라하지 마세요

직장을 구하기 위해 여장하는 배우 이야기. 이게 왜 웃길까요?

바로 우리 사회의 성별 규범을 풍자하고 있기 때문이죠.
남자는 이래야 하고, 여자는 저래야 한다? 
이 영화는 그런 거 다 필요 없다는
성별 규범의 불합리성을 코미디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근데, 진짜 중요한 건 이 영화들이 페미니즘과 어떻게 연결되느냐는 겁니다
페미니즘은 성별에 따른 불평등과 억압을 해체하려는 운동이죠.
여장 남자 캐릭터는 바로 이 성별 규범을 깨뜨리는 역할을 합니다

제가 페미니즘 리뷰를 하고 있지만 저는 여장을 절대 못할 거라 확신합니다
그리고 연애 프로그램 리뷰들을 해오면서 저는 여자는 여자답고 남자는 남자다운게
유리하다고 계속 말했고 페미니즘을 지지하는 시청자들은 이 말을 들으면 욕을 할 수도 있겠지만
제가 강요하는 건 아니라고 여자는 남자에게 복종하되
배후지배를 하는 게 오히려 유리하다고
강심장의 강호동 같은 1인자 역할을 하기보다는
무한도전의 유재석 같은 2인자가 되는 게 좋다는 제 생각을 말하기도 했죠
지금 강호동은 예전보다 2인자 역할을 자처하는 모습이 많이 보이긴합니다

남자는 남성성이 있어야 매력이 있기에
조정석이 여장을 처음 했을 때 굉장한 거부감이 있었지만
조정석이란 배우를 납득이 때 부터 좋아했기에
키스 강의가 납득이 되었듯 여장 또한 서서히 납득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서서히 받아들이는 과정인 페미니즘 제 2 물결에서는 성 역할과 성적 억압을 해체하려고 했고,
여장 남자 캐릭터는 성 역할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전통적인 남성성과 여성성에 도전하는 역할을 했죠.

그리고 제3물결 페미니즘에서는 다양한 정체성과 차이를 인정하고 교차성을 강조하는데,
여장 남자 캐릭터는 젠더는 다양한 거라며 이 복잡한 정체성을 드러내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어떤 철학자들은 대학에서 페미니즘이 너무 강하게 영향을 미쳐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말을 못 하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캠퍼스에서는 페미니즘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의 의견이 무시되거나 비난받는 경우가 있다고 말하죠
페미니즘이 남성과 여성 사이의 평등을 위해 출현한 건데
이 물결이 과해지면서 오히려 남성들에게 불공평할 수도 있다는 생각입니다
이들은 "모두가 똑같이 대우받아야 한다"고 말만 말하면서, 특별히 한쪽만 챙기는 게 불공평하다고 보는 거죠.

이 영화에서도 이런 문제점을 알려줍니다
파일럿 내에서 남자 우월주의가 만연하니 큰 물결로 인해 물갈이가 일어납니다
이때 조정석도 해고되죠. 그리고 여성할당제가 시작되면서
오히려 남자에 대한 역차별이 시작됩니다
파일럿이 실력으로 평가받는 게 아닌 할당된다는 게 과연 합리적인 것인가 물음을 던집니다

 



남자가 필요로 인해 여자를 수행하기 시작하며
다른 남자가 그 남자인 여자를 좋아하며
그 남자인 여자가 여러 사람의 목숨을 구하는 장면은
우리에게 젠더의 유동성과 복잡성을 보여주고,
성별 규범에 대한 우리의 고정관념을 깨뜨리며,
페미니즘이 강조하는 젠더 평등과 다양성을 조명합니다

페미니즘이 과해지는 것도 문제가 있지만
페미니즘을 완전히 박해해서도 안 됩니다

직장 내에서 남자가 아니면 신뢰받지 못하는 문화도 아직 존재하고
업무로 평가받는 게 아닌 외모로 여자들이 평가받는 것도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여성은 모든 인류의 절반을 차지합니다. 따라서 여성 문제는 인간 문제입니다.
우리는 여성 권리가 인권 문제임을 잊지 말아야합니다

미국의 작가이자 사회운동가인 벨 훅스 (bell hooks)는 말합니다

"페미니즘은 단순히 여성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다."